이재명이 중도·보수 정당이라 하니 진짜인 줄 알더라 개뻥이야!

이재명이 민주당은 원래 진보정당이 아니다.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했는데, 중도·보수들이 좋아할 정책 하나도 없고 좌익들 좋아할 정책만 있으면서 말로만 중도·보수라고 이것도 조금 지나면 진짜인 줄 알더라 할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민주당은 원래 진보 정당이 아니다.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도 “저희는 진보가 아니다, 중도·보수 포지션을 갖고 있다”고 했었다. 이 대표는 최근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성장을 강조하며 정책적으로 ‘우클릭’을 해왔다. 

 

그런 이 대표가 그동안 진보 가치를 강조해온 민주당의 이념 노선을 중도·보수라고 명시적으로 규정하며 외연 확장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민주당에선 “표심을 잡겠다고 당의 정체성을 당대표 마음대로 규정해도 되느냐”는 등 반발 기류도 일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제가 자주 얘기하는데,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며 “진보 정당은 정의당, 민주노동당 이런 쪽이 맡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오히려 국민의힘이 극우·보수 또는 거의 범죄 정당이 돼 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날 야권 성향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서도 “민주당이 앞으로 중도·보수를 맡아야 한다. 국민의힘은 보수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의 중도·보수 발언은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야권 성향 유권자 지지는 자신이 흡수할 수 있다고 보고, 중도 성향 보수층 지지까지 확보하기 위해 우클릭하려는 것 같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의원이 다수를 점한 국민의힘을 극우로 몰아 지지 스펙트럼을 위축시키려는 전략도 깔렸다. 

 

야권 관계자는 “이 대표는 계엄·탄핵 사태를 계기로 민주당의 스펙트럼을 진보에서 중도·보수로 확장시킴으로써 대선 승리는 물론 집권 후 통치 기반 확대까지 고려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선 “이 대표 발언이 선을 넘고 있다”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자 비민주적이고 몰역사적”이라고 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고 했다. 비명계가 주축이 된 초일회는 “중도층을 확보하겠다고 중도·보수를 이념으로 바꾸겠다는 것은 어떤 토론도 없이 정체성을 바꾸는 당의 비민주성과 사당화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는 실언이라 인정하고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상식적인 진보의 가치가 이 대표에 의해 소각될 순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개헌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며 “지금 개헌 얘기를 하면 블랙홀이 된다. 빨간 넥타이 매신 분들(보수 세력)이 좋아하게 돼 있다”고 했다. 이어 “저는 지난 대선 때 제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고, 그때 명확하게 개헌안을 냈다”며 “임기 1년을 단축해서 할 생각이었다”고 했다. 

 

‘중도·보수’ 발언 논란과 관련해선 “국민의힘은 실제 보수가 아니고, 지금은 거의 범죄 집단으로 전락했다”며 “오른쪽이 비어가는 중이고, 민주당이 그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 당선 시 자신이 받고 있는 선거법 재판이 중단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재판이) 정지된다는 게 다수 의견”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