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北 초토화 경고 하고, 北은 최고 존엄 건드린 대가 치를 것?
미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겨냥해 초강경 경고 메시지를 쏟아내면서 북한 현직 외교 당국자와 미국의 대북 정책을 담당했던 전직 인사들이 말레아시아에서 극비 회동을 가졌다. 한미 양국 정부는 이번 접촉이 정부 입장과 무관하다지만, 제재 국면 속에서 북미 간 ‘탐색전’ 접촉이 성사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미국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20일(현지 시간) 워싱턴 펜타곤(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48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향해 “(추가 도발이라는) 실수를 하지 마라”고 경고를 했다.
그는 “미국이 됐던 동맹이 됐던 (북한의) 모든 공격을 격퇴할 것이고, 모든 핵무기에 압도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으로 맞설 것”이라며 “모든 한반도 위협에 맞서 미군의 모든 전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9일 국무부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상식적인 판단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 ‘미국에 맞서 우리 자신을 방어하려면 이렇게(핵과 미사일 개발) 할 수밖에 없다’는 김정은의 말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틀린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오랫동안 북한을 초토화(wipe out)시킬 능력을 보유해 왔다”며 “그것(북한을 초토화시키는 것)이 우리의 진짜 목표였다면 북한이 추가 핵무기를 개발해 보유하는 동안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의 ‘북한 초토화 능역 보유’ 발언은 북한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핵 포기 요구를 무시하고 핵개발에 매달린다면 최후 수단으로 언제든지 군사적 옵션을 선택할 수 있음으로 강조한 것이라고 동아일보가 보도하였다.
이에 대해 북한은 22일 또 다시 “미국은 우리의 최고 존엄을 악랄하게 건드린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며, 오바마는 백악관을 떠나기 전에 그 맛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국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 담당 차관보의 “김정은이 핵공격 능력을 가질 수 있으나 죽는다”는 발언이 있은 후 3일 뒤에 지난 15일 북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에 대한 최고의 도전이며 우리에게 한 선전포고를 실행에 옮기는 적대행위”라고 반발하면서 “오바마는 백악관을 떠나기 전에 그 대가가 어떤 것인가를 깨닫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었다.
그리고 22일 중앙통신의 논평을 통해 “우리는 최고 존엄에 대한 훼손을 우리에 대한 최고의 도전으로, 우리에게 한 선전포고를 실행에 옮기는 최악의 적대행위로 간주한다”면서 “미국이 우리에게 덤벼드는 바로 그 순간에 백악관부터 없어지게 돼있다”고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조선일보가 23일 보도하였다.
이렇게 미국과 북한이 서로를 향해 적대감을 표출하면서 미국은 ‘김정은이 죽는다’고 경고를 하고, 북한은 ‘오바마가 백악관을 떠나기 전에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서로에게 강력한 경고를 하면서, 뒤에서는 북한 외교 당국자와 미국의 민간인 신분이라지만 전직 미국의 대북 정책 담당자들이 말레아시아에서 이틀간 비공개 대화를 하였다.
23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북한 한성렬 외무성 부상과 장일훈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 대사가 21~22일 쿠알라룸푸르에서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와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를 비밀리에 만났다.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992년 외교부 미주과장을 지낸 이후 미주국 부국장 등을 거쳐 2013년 7월까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를 지낸 대표적인 북한 내 미국통이다. 갈루치 건 북핵특사는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를 끌어낸, 당시 클린턴 행정부 대북정책의 핵심 인물이었다.
한미 양국은 이들의 만남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무관한 ‘민간 차원의 회동’이라고 일축을 하고 있으나, 북한에서 대미 대화 채널을 담당하고 있는 현직 외교관들과 미국에서 북핵 고도와의 역사를 꿰고 있는 전직 당국자들의 극비리에 만난 것인 만큼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번 이틀에 걸친 회동에서 북측은 ‘현안을 얘기했다“고 하고, 미측은 ’일부사항에는 진전이 있었다”고 했다. 북한은 이 자리에서 자신들의 핵 고도화가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핵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고, 선제 타격의 의도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지만 영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북한은 최근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준인 탄도미사일 기술 완성을 얼마 앞두지 않았다는 우려가 있고, 핵폭탄의 완성 단계를 앞두고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고 선언을 하였다. 이런 가운데 북한 외교 당국자와 미국 전직 북핵특사와 6자 회담 차석대표가 만났다는 것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갈 만한 사안인가?
필자는 북한이 미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과 핵폭탄의 완성을 이루기 위해서 시간 끌기를 시도하는 전략이라고 본다. 예전에 북미 제네바 합의를 통해 북한은 핵을 포기하기로 하여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시키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면서 시간 벌기를 하고 뒤에선 핵개발을 하였다.
이런 전례가 있는 북한이 이 중요한 시기에 미국 측 전직 북핵특사와 6자 회담 차석대표를 이틀 동안 만났다는 것은 앞에서는 대화를 하는 척하여 시간을 벌고 뒤에서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완료하고 핵폭탄의 소형화, 정량화, 표준화를 완성시키기 위한 시간 벌기 쇼를 하는 것이라고 본다.
북한이 그렇지 않다면 22일 “미국은 우리의 최고존엄을 악랄하게 건드린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며, 오바마는 백악관을 떠나기 전에 그 맛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위협을 가할 수 있는가?
적에 대해 공격을 하기 전까지도 대화를 추진해야 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북미의 말레아시아에서의 비공개 회의는 아무리 좋게 생각을 하려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앞에서는 북미가 서로 죽이겠다고 으르렁 거리면서 뒤에서는 우리를 빼고 비공개로 대화를 한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미국은 북한의 시간 벌기 전략에 이용당하지 말고 반드시 대한민국에 상시 전략자산을 배치해서 북핵의 위협을 막게 하던지, 그것이 아니면 한국의 핵개발에 합의를 하기 바란다. 대한민국도 주자 국방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핵을 개발해서 중국과 북한의 핵에 맞서서 핵을 소유하게 해야 할 것이다.
김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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