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형의 오늘의 칼럼

與 소장파들의 반성문에 내 탓은 없고 네 탓만 있다.

도형 김민상 2024. 5. 1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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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야권에 승리하는 길은 첫째도 단합, 둘째도 단합, 셋째도 단합뿐이라는 왜 모르는지 모르겠다.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가 1박2일 토론 끝에 내놓은 반성문을 보니 역시나였다. 전부 윤석열 대통령 탓을 하며 또 다른 분열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환골탈태·개과천선은 바로 내 탓과 하나로 뭉치는 것으로부터이다.

 

국민의힘 3040세대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가 1박2일 밤샘 토론 끝에 “국민이 바랐던 공정과 상식이 무너지고 있음에도 정부는 부응하지 못했고 당은 무력했다. 우리는 침묵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세웠던 시대정인 ‘공정과 상식’이 무너졌다고 언급하며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운 것이다. 

 

이들은 총선 참패 요인으로 “이태원 참사에서 비친 공감 부재, ‘연판장 사태’에서 보인 분열의 정치, 강서 보궐선거의 아집, ‘입틀막’의 불통 정치,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에서 나타난 회피 정치” 5가지를 꼽았다.

 

국민의힘 소장파들도 참패한 가장 중요한 요인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네 탓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참패 원인은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절실함의 결여 야당과 사즉생 정신으로 싸우지 않고 보신주의로만 의정 활동 내 탓이로소이다가 없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 참패 요인으로 꼽힌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 등은 5가지 요인에서 빠졌다. 이에 첫목회는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했다”며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여권에선 “회초리가 김 여사 앞에서 멈춰섰다”는 지적도 나왔다.

 

첫목회는 총선 참패 뒤 수도권 낙선자 중심으로 발족한 모임이다. 당선인 중에는 김재섭 당선인(서울 도봉갑)과 김소희·박준태 당선인(비례대표)이 참여하고 있다. 전체 회원 23명 중 밤샘 토론에는 14명이 참여했다.

첫목회는 14일 오후 8시부터 약 14시간 밤샘토론 뒤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과 상식의 복원’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재영 강동을 조직위원장은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대통령을 우리가 뽑았으나 그것이 지난 2년 동안 무너졌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정도로 거리감이 생겼다”고 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한 참석자가 토론 중 “이게 다 공정과 상식이 깨져서 그런 거 아니냐”고 말하자 적막이 흘렀다고 한다. 이후 윤 대통령의 취임 연설문을 돌려서 읽어봤고, 지난 2년간 공정과 상식이 어긋난 문제들을 추렸다고 한다. 

 

박상수 인천 서갑 조직위원장은 “2022년 (대통령 취임연설문의) 그 모습이 그대로 있었다면 우리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첫목회는 입장문에서 “우리의 비겁함을 통렬히 반성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보수정치의 재건을 위해 용기 있게 행동하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 우리 보수가 나아가야 될 방향성에 대해서 치열한 노선 투쟁을 해야 한다”며 “거기에 걸맞는 일정들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첫목회는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 “룰 변경은 선거에서 봤던 민심과 당심이 굉장히 괴리가 있다”며 현행 당원 100%를 5대5로 바꾸고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첫목회는 김 여사 문제와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지켜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이승환 서울 중랑을 조직위원장은 ‘김 여사가 변화해야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는 첫목회가 합의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이 (사과) 입장을 밝혔고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김 여사 문제를 입장문에 포함시킬지에 대해 막판까지 격론을 벌였으나 결국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정리했다고 한다. 

 

김 여사 관련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 중앙지검 지휘부 교체 인사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다만 비공개 토론에선 한 참석자는 “검찰 인사의 경우 공격의 빌미를 준 것이 부적절하고 아쉽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자”는 정부 여당의 입장과 궤를 같이 했다. 박 위원장은 “공수처 수사를 믿지 못한다고 특검하는 것은 심각한 예산낭비이고 사실상 수사를 지연시키는 일을 초래한다”고 했다.

이에 당 내에선 “한 달만에 첫목회가 혁신의 목소리를 내놓고, 정작 김 여사에겐 무딘 회초리를 때려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국민의힘 혁신은 나로부터 하겠다는 자세가 아니면 성공하지 못한다. 나는 잘하는 데 지도부가 잘못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잘못한다는 식으로 백날 반성문 내놓고 혁신을 운운해도 아무 소용없는 허공속에 메아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