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핵화 선언은 이미 물 건너갔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겠는가?
문재인 비서실장인 임종석이 벌써 남북정상회담도 열리기 전인 26일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합의 수준이 높지 않을 수 있다고 바람을 잡고 나섰다. 이것은 그동안 문재인 정권이 국민에게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겠다고 한 것에 사기를 친 것이다.
임종석은 이번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에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것은 이미 어느 정도 북한과 교감이 이루어졌다는 것일 수 있다. 임종석은 26일 고양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일보가 전했다.
임종석은 현재 문재인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인물이다. 그런 그의 입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에 집중하는 회담”이라면서도 “핵과 ICBM이 고도로 발전한 이 시점에서 비핵화 합의는 1990년대 초와 2000년 초에 이뤄진 비핵화 합의와 근본적으로 그 성격이 다르고, 이 점이 이번 회담을 어렵게 하는 점”이라고 바람을 잡고 있다.
그는 이어 “지난 특사단 평양 방문시 확인한 비핵화 의지를 양 정상이 어느 수준에서 합의할 수 있을지, 또 이것을 어떤 표현으로 명문화할 지가 어려운 대목”이라고 덧붙였다는 것은 비핵화에 다른 명문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가운데 고려대 남성욱 교수는 “현 정부는 지금의 민족주의 정서를 확산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그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보수는 국가를 생각하고, 진보는 민족을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과 같은 좌익들은 이념이 민족들보다 앞선다고 하면서 역풍을 두려워해서 민족을 앞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깐 좌익들은 민족을 앞에서 팔지만 뒤에서는 이념을 앞에 세운다는 것이다.
남성욱 교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서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해 양 정상은 노력한다” 수준의 “원론적인 선언문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비핵화 합의와 관련해선 ”왜 지금까지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가 성사되지 않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방북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가 나오겠나“며 ”아직 의제로 비핵화가 채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성욱 교수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청와대에 남·북간 전화 핫라인이 구축되었다고 하는데 전화상으로 김정은과 얼마든지 비핵화에 대해서 사전에 합의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종석이 비핵화 합의 수준이 어려울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는 것은 이미 저들과 비핵화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과 문재인이 만나서 사진이나 찍고 밥이나 먹는 수준으로 끝날 것이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이미 예견했었다. 문재인은 북한의 비핵화에는 관심이 없는 인물이다. 이미 ‘북핵을 체제보장용’이라고 하고서 어떻게 북한의 체제 보장이 되지 않았는데 비핵화 이야기를 상전에게 감히 하겠는가?
북한의 비핵화 없는 남북정상회담 백번을 열어도 한반도의 평화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만남일 뿐이다. 이번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화약무기 폐기까지 거론하겠다고 하는데 문재인과 김정은이 만나서 무엇을 합의할 수 있겠는가?
이미 임종석은 이번에 남북정상간 비핵화 합의를 못할 수도 있다고 바람을 잡으면서 그 탓으로 국제사회로 돌리고 있다. 임종석은 “어느 수준에서 비핵화를 합의할 수 있을지 참 어렵다”며 “남·북간 회담에서 모두 완료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더 그렇다”고 자기들 탓이 아니라고 바람을 잡고 있다.
임종석이 바람을 잡고 나온 것을 보면 아직까지 김정은과 문재인간의 비핵화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감도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가 내일 하루에 다 해결될 수는 없다고 하지만 이것은 아마추어들이 하는 짓이다.
그동안 문재인은 측근들을 내세워서 북한을 들락거렸고, 북한 김정은 측근들도 남한을 몇 번씩이나 들락거렸다. 그러면 이미 측근들 상호간에 어느 정도 비핵화에 대해서 합의를 보고 최종적으로 김정은과 문재인이 만나서 도장만 찍는 수준에 도달하게 해야 프로랄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사전 준비도 하지 못하고 북한에 왜 측근들을 보냈으며 김정은의 측근들이 방문했을 때도 무엇을 했더란 말인가? 한 것이라고는 밥이 먹고 같이 사진이나 찍는 짓만 한 것이 아닌가?
문재인과 김정은이 판문점에서 만나서 또 이런 짓만 할 것이면 무엇을 하려고 만난단 말인가? 현재 국제사회나 우리나라에서도 김정은이 핵실험과 대룩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한다고 공개한 이후 두 파로 나뉘고 있다.
김정은의 발표를 문재인과 같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가 하면, 핵보유국을 선언한 것이란 경계론과 함께 존재하고 있다. 필자는 김정은이 핵보유국과 함께 핵동결을 주장한 것으로 평가를 한다.
23일 백악관에서는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핵 무력 건설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고 얘기하는 마당에, 북한이 비핵화에 진심이라고 낙관하는 이유가 뭐냐’고 문재인과 같은 낙관론자들에게 대한 일부 언론의 지적도 나왔다는 것이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한국학 선임연구원은 23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남·북, 미·북 대화 테이블에 나와 비핵화를 논의하겠다는 것은 겨우 출발선에 선 것에 불과하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비핵화에 관해 조급하게 굴수록 최상의 효과가 날 것”이라며 “지속적인 압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이 치러지는 2020년까지는 북핵이 폐기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한미동맹의 균열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어 “문 대통령이 동시에 김정은과의 신뢰도 유지하길 원하기 때문에 균형을 잡기 매우 위태로운 위치에 있다”며 “문 대통령은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의 화합’이란 큰 판돈을 좇는 도박꾼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것으로 문재인이 한 발짝만 삐끗하면 두 마리 토기를 모두 놓칠 수 있는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 한·미간의 이견차이가 나오기 시작하면 한미동맹은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민족주의를 내세워서 한반도 문제를 풀겠다는 구상은 국제사회와 한미동맹에 있어 큰 사단이 날 것이다. 민족이 그 어떤 동맹보다 앞선다고 하였다가는 대한민국은 국제사회로부터 버림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민족주의를 버리고 국제사회와 공조하면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들인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시키는 의제로만 나가야 한다. 그러나 현재 임종석이 바람을 잡는 것을 보니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아무 소득 없이 밥만 먹고 사진이나 찍고 헤어질 것이라고 보며 필자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김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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