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야소 정국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식투쟁뿐이란 말인가?
제1야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이틀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이 황교안 대표를 찾아서 황교안 대표의 안부도 물으면서 요구사항도 듣기 위해서 찾아왔다면서 단식투쟁인 분에게 만찬에 참석을 요청하는 짓을 하였다.
청와대와 강기정이 상황판단을 못하는 것인가? 아니면 석두라 그런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을 희롱하러 온 것인가?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에게 오는 25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만찬에 참석해달라고 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25일 황교안 대표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만찬에 참석을 요청하려면 황교안 대표의 요구사항을 청와대가 들어 줄테니 단식을 중단하시라고 하고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만찬에 참석을 요청해야 경우가 맞는 것이 아닌가?
청와대의 황교안 대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만찬에 참석해달고 요청하는 것은 배고픈 사람 앞에서 불고기 파티 하겠다고 약 올리는 짓으로 가장 야비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단식투쟁 하는 사람 앞에서 석쇠에 등심 숯불 소금구이를 하며 고문을 가하는 짓과 같은 것이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문재인 밖에 없다. 문재인이 패스트트랙법 강행처리 하지 않겠다고 하고, 지소미아도 일본과 다시 협의를 하겠다고 하면 가장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이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을 할 수밖에 없도록 몰아넣은 것도 청와대와 여당이다. 여당이 범여권과 야합하여 의석수를 믿고 문희상이 12월 3일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법을 부의키로 했다. 이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한국당으로선 없다.
한국당이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의원 전원이 본회의 장에서 필사즉생(必死則生) 각오로 단식투쟁을 하는 경우와, 의원직을 사퇴하는 길밖에 없는 가운데, 한국당 대표로 그냥 눈뜨고 눈앞에서 패스트트랙법안을 날치기 당하란 말이냐?
그러니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필사즉생(必死則生) 각오로 단식투쟁을 선택한 것이다. 현 국회 의석수를 보면 한국당 의석은 108명, 바른미래당 동조 세력인 ‘변혁’은 15명으로 두 당이 다 합쳐도 123석으로 과반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12월 3일 문희상이 말한 대로 본회의에 부의를 하면 그냥 한국당 의원들은 눈뜨고 당할 수 밖에 없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할 수 있는 짓은 문재인과 단독회담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데, 문재인이 단독회담을 거절하니 어쩔 수 없이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사나이가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한다고 선언을 했으면 끝장을 봐야 하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이제 황교안 대표에게는 죽어나가든 아니면 실려 나가든 두 가지 길 밖에는 남아 있지 않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을 중단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문재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을 무시하고 패스트트랙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그것은 문재인 정권의 끝이 되고 말 것이다.
1983년 전두환 정권에 맞서서 당시 김영삼 총재가 23일간 단식을 하였고, 1985년 총선에서 신민당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노태우 정권 때 김대중이 13일간 단식을 하였다. 김대중은 지방자치제 실시와 내각제 포기를 요구했는데 그 이듬해 그것을 얻어냈다.
김영삼 총재와 김대중 총재의 단식투쟁에 이어 황교안 대표가 야당 대표로는 세 번째로 단식투쟁을 하는 것이고, 김영삼 총재의 36면 만에, 김대중 총재의 29년 만에 제1야당 대표의 단식투쟁이다.
황교안 대표는 1, 한일군사정보교류협정인 지소미아 파기 철회, 2, 공수처법 포기, 3, 연동형비례대표제인 선거법 철회 이 세 가지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시작하였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를 폐기하면 경제 갈등이 안보 갈등으로 바뀌어 일본과 미국이 가세한 경제안보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대한민국 일터와 기업, 해외 투자자들을 요동치게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황 대표는 이어 “문 대통령은 이제 미국까지 가세한 더 큰 안보·경제 전쟁의 불구덩이로 대한민국을 몰아넣었다”고 했다. 미국은 방위비 50억 달러 요구와 주한미군 1개 여단의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들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공수처법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탈탈 털어서 감옥에 넣겠다는 악법 중의 악법, 좌파 독재법”이라고 했다. 선거법에 대해서도 “이 정권과 야합한 세력들의 연합으로 국회를 장악하고 개헌선(200석)까지 확보하려는 것”이므로 막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나에겐 자유민주 세력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고 싶은 소명의식 밖에 남은 것이 없다”고 했다. 일반인에겐 ‘소명의식’이 책임의식 정도일지 몰라도 개신교 장로인 황교안 대표는 ‘소명의식’이란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가치일 것이다.
이렇게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는 황교안 대표에게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이 두 번째 찾아서 겨우 한다는 소리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만찬에 참석해달라고 요청을 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 아닌가?
청와대 코앞에서 제1야당 대표가 단식투쟁 중인데 문재인이 나와서 만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문재인은 대선 후보시절에 광화문에서 문재인 퇴진을 외치면 광화문에 나와서 대화를 하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사람이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버리겠다고 청와대 앞에서 엄동설한에 텐트도 치지 못하게 하여 노방에서 그대로 앉아서 단식투쟁을 하는데 문재인이 나와서 만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사람을 살리는 일보다 더 급한 일이 어디 있다고 만나지 못한단 말인가? 만나서 대화는 하지 못할망정 정무수석을 보내서 단식하는 분에게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만찬에 참석을 요청한 것은 제1야당의 단식투쟁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범여권과 야합으로 패스트트랙법안을 처리하려 든다면 이것은 11월 3일보다 더 큰 국민저항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을 국민들은 절대로 헛되게 하지 않을 것이다.
황교안 단식투쟁을 무시하고 국회에서 패스트트랙법안을 통과시키는 그 시간이 문재인 정권은 국민저항으로 탄핵을 당하게 될 것이다. 아마 그 때부터는 청와대에 앉아 있어도 누구도 대통령으로 인정하려 들지 않을 것임을 경고하여 두는 바이다.
김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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