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감 표명만 있고 재발방지 약속은 전문에 왜 없는 것인가?
이번 북한의 DMZ 목함지뢰 도발로 촉발된 남북긴장이 남·북간 3박 4일 43시간의 마라톤 협상을 통해서 해소된 것에 대해서는 환영할 만하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나간다는 원칙론으로 이만한 성과를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한 가지 아쉬움을 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 약속이 합의문 안에 분명히 들어가 있어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과’라는 단어 대신 ‘유감’이라는 단어만 보이고, ‘재발방지’ 약속이라는 단어는 합의문 여섯 조항에 어디에도 없다.
3박 4일 43시간 동안 북한 대표단과 만나서 합의를 이끌어내신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의 노고를 평가절하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합의문에 ‘유감’이라는 단어보다는 ‘사과’라는 분명한 단어가 들어가고 ‘재발방지’ 약속도 들어갔어야 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8월 25일 채널A 방송을 인용 보도한 내용을 보면 협상이 길어진 이유가 “재발방지 약속을 받느라 협상이 길어졌다”고 했다. 채널A 방송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의 인터뷰를 보면 재발방지 약속을 받는 과정에서 진통으로 협상이 길어진 것이라고 했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의 사과를 받아내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는 과정의 협상이 대단히 길어졌고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관계로...” 협상이 길어졌다고 했다. “북한이 목표로 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우리가 고민한 것은 어떤 조건으로 중단시킬 것인가, 재발방지와 연결시키고...” 이래서 협상이 길어졌다고 했다.
북한에서 ‘사과’라는 표현을 꺼렸고 ‘사과의 주체’도 제대로 명시하지 않으려고 버티면서 보도문 합의에만 꼬박 하루가 걸렸다는 것이다. 결국 북한은 ‘사과’ 대신 ‘유감’ 표명으로 우리 측은 ‘조건부 확성기 방송 중단’으로 양측이 한발씩 물러선 ‘절충안’을 내놨다고 한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번만은 꼭 북한의 무력도발 행위에 대해서 버르장머리를 단단히 고쳐 놓고 더 나아가 한반도 통일의 기회로 삼기를 바랬다. 그래도 이만한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만도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뭔가 솔직히 부족한 합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제일 기대했던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에 대해서 합의문 둘째 전문으로 취급을 했는데 이 전문을 보니 ▶둘째,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라고 되어 있다.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어디에서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은 들어 있지 않다. 물론 유감을 사과로 받아들이면 할 수 없지만, 이것으로 북한 괴뢰 집단을 믿을 수가 있을까? 저들이 또 재발방지 약속을 지킬 것으로 필자는 보지 않는다.
유감(有感)이라는 표현을 사전적으로 보면 ‘느끼는 바가 있음’ 이라는 표현이다. 이것을 '사과'라고 한다면 너무 미약하지 않는가? 그리고 '재발방지' 약속은 아주 중요한 것이므로 합의문 안에 반드시 들어갔어야 했다.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느냐고 3박 4일 43시간 마라톤 협의를 했다고 하고선 보충설명으로 도발 행위에 대한 '재발방지' 약속을 한 것에 대해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한 것은 어딘가 국민의 눈높이하고는 맞지 않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북한 김정은이 핵무기보다 더 무서워한다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대가로 얻어낸 것으로는 아주 미흡하다고 필자는 본다. 필자는 이번 기회를 한반도 통일의 기회로 삼기를 바랬다. 그리고 대북 확성기 방송은 통일이 될 때까지 계속하기를 바랬다.
대북 확성기 방송과 대북 심리전이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게 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탈북 귀순자를 통해서 대북 확성기 방송의 위력과 대북 삐라 그리고 대형 전광판의 위력은 북한군의 전투 의지를 상실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증언이 있었다.
전투를 하지 않고 적의 전투 의지를 상실하게 하는 전략 이것만큼 좋은 무기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이것을 포기하는 대가로 유감이라는 표현을 받은 것으로 만족하는 것은 좀 미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이번 남북간 대회에서 원칙론을 주장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북한과 합의가 이루어지면 상생의 길을 열어 나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한 것은 통일시대를 열자는 본인의 광복절 축사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통일이란 두 나라가 상생의 길로 나가서는 이룰 수 없는 것이다. 통일의 시대를 열어나가려면 한 나라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해야만 가능한 것으로 결코 북한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서는 통일의 시대를 열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이번 기회가 아주 좋은 한반도 통일의 기회를 구축하는 기회였는데 이것을 활용하지 못하고 유감 표현에 그만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이 필자만의 생각이길 바라본다.
이번 참에 완전 김정은을 그로기 상태로 몰고 가서 다시는 무력 도발을 상상도 못하게 만들어 놓았어야 했다. 그렇지 못하고 유감 표현에 목을 쥔 손을 놓아줘서 한반도 통일을 앞당기는 계기로 삼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후회가 될 것이라고 본다.
김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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